🧑‍🏫[칼럼] 미래 인재상, T자형 하이브리드로 설계하라

미래 인재상, T자형 하이브리드로 설계하라

– AI 시대, '내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

 
1. AI가 바꾸는 일터의 풍경

요즘 일터 곳곳에서 AI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일은 자동화되고,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는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많은 이들이 불안해한다.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이제는 정답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응하는 능력, 그리고 여러 분야를 연결하고 해석하는 융합적 사고력이다. 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바로 'T자형 하이브리드 인재'이다.

 
2. 왜 융합형 사고가 중요해질까?

많은 기업들이 AI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스타벅스, JP모건, 존디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의 전문 지식을 AI 시스템에 학습시켜 조직 전체에 활용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단순히 '경험 많은 전문가'라는 타이틀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만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서로 다른 입장의 조율, 고객과의 감정적 연결, 조직 내 신뢰 형성 등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복잡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T자형 인재의 핵심적인 역량이다.

 
3. T자형 인재란 무엇인가?

T자형 인재는 한 분야에 깊은 전문성을 갖추는 동시에, 여러 분야를 연결하고 협업할 수 있는 융합적 역량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T자의 세로 줄은 마케팅, 법률, 공학, 디자인 등 특정 분야에서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의미한다.
가로 줄은 디지털 이해력, 데이터 분석 능력, 커뮤니케이션, 협업 능력처럼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기술과 기술, 사람과 기술 사이를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단일한 기술만 잘하는 사람보다,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연결과 해석을 할 수 있는 유연한 인재가 더욱 높은 가치를 가진다.

글로벌 금융사 JP모건은 AI 시대에 요구되는 핵심 인재를 '하이브리드형 인재'로 정의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 전문성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함께 갖춘 인재들로, AI가 도출한 분석 결과를 고객 맞춤 전략으로 변환하는 다리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히 여러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과 기술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전략이다.

 
4. I자형 인재의 위기

한 가지 능력만 가진 I자형 인재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AI는 이미 많은 산업 현장에서 정형화된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500개가 넘는 고객 상담 센터가 AI 챗봇으로 전환되었고, 법률 업계에서도 판례 검색, 계약서 검토 같은 작업을 AI가 수행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는 2026년까지 대형 로펌의 신입 변호사 업무 중 절반 이상이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보다, 그 지식을 어떻게 연결하고 해석하느냐이다.

 
5. 인간만의 강점 : 창의성과 신뢰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사람 사이의 신뢰를 형성하는 능력은 부족하다. PwC(PricewaterhouseCoopers)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3%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기술보다 신뢰와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창의력, 감정 이해, 공감 능력, 신뢰 형성은 여전히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며,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에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결정적 차별화 요소이다.

6. '직무'가 아닌 '역할'에 집중하라

AI는 기존 직무를 사라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세일즈포스는 최근 'AI 운영 관리자'와 '디지털 트레이너' 같은 직무를 신설하며 빠르게 관련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기술의 언어와 사람의 언어를 모두 이해하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바로 이런 유형이 T자형, 하이브리드형 인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직무를 맡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역할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가'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자신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AI 시대에도 살아남는 인재가 된다.

7. 인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설계되는 것이다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은 "앞으로의 시대는 정답을 외우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제 인재에 대한 패러다임은 '누구를 뽑을까'에서 '어떤 역할을 새롭게 만들까'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자기 역할을 스스로 정의하고, 연결하고, 진화시킬 줄 아는 바로 당신이 있다. ***